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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책, 독서] #3. 누구의 삶도 틀리지 않았다_박진희

by 꾸우주우니이 2020. 4.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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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의 삶도 틀리지 않았다.

아무리 열심히 살아도 불안한 이들을 위한 나답게 사는 법.

오늘도 맞지 않은 옷을 입고 괴로워하며, 고군분투하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단 한 권의 책! 

 

우선 책 제목에 이끌렸고, 산티아고 순례길에서 현재의 남편을 만나 제주도에서 결혼생활을 하고 있는 작가가 끌렸고, 마지막으로 9명의 제주도 이주민 인터뷰이들의 제주도 생활이 궁금해 이 책을 골랐다.

『누구의 삶도 틀리지 않았다』 박진희 지음
박진희 작가 소개

 책 짓는 일을 하는 것도 좋고, 사람을 만나고 그 이야기를 글에 담는 것을 좋아한다. 남아메리카, 아프리카, 방글라데시 등 '고생'하는 여행을 한 경험도, 한 번쯤 가보고 싶던 스페인 순례길을 다녀온 것도 거기서 만난 남자와 제주도에 정착하여 살고 있다는 점이 모두 흥미롭다.  

 

9명의 제주도 이주민 인터뷰이

각자의 삶을 살고 있는 9명의 인터뷰이들의 내용이 담겨있는데 각자만의 이야기들이 모두 재미있었다. 이 중 나는 세명의 인터뷰이의 이야기에 공감하고 귀감을 받았다.

 

첫 번째, 일용직 날일 하며 사는 '헬프브라더', 김태호

두 번째, '무명서점' 서점원, 정원경

세 번째, '나답게 살기'를 실천하는 회사원, 전로사  

 

 몸 쓰는 일을 하며 삶의 균형을 유지해요. 일용직 날일 하며 사는 '헬프브라더' 김태호

김태호

서울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직장생활을 했다. 그때그때 하고 싶은 것, 노동과 쉼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서핑하러 제주에 갔다가 정착해, 자신에게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현재는 날일을 하며 하루하루 충실히, 즐겁게 산다. (16p)

 

적극적인 자기 PR / 안정적인 삶보다 본인의 삶을 선택한 용기 / 몸으로 노동하는 가치 / 디지털콘텐츠학과 전공. 학부때 배운 포토샵과 영상편집, 블로그 마케팅 같은 것은 대학생 시절 쏠쏠한 수입을 올리는 아르바이트 생활 /  인생의 모토 "한 달에 보름은 열심히 일하고, 나머지 보름은 즐겁게 놀자!

 

이 분의 글을 보며 나도 내가 원하는 삶을 살고 싶다고 하지만 결국 핑계를 대고 안정적인 삶을 선택하는 나에게 자극을 주었다. 그리고 나의 요즘 최대 관심사인 블로그와 포토샵, 일러스트, 영상편집 기술을 학부때 익혀 활용했다는 점도 나를 또 한번 동기부여할 수 있게했다. 지금 하고있는 전산세무회계 자격증 시험만 마치면 부족하지만 하나씩 배워나가야지. 

동기부여 됐던 '헬프 브라더'
'하루 네 시간 노동'을 실천하며 행복을 되찾았어요 '무명서점' 서점원 정원경

정원경

NGO활동가, 모바일 뉴스 에디터, 마트 판매원, 카페 바리스타 등 뭐든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정규직 여부와 상관없이 결국 비정규직으로 규정됐던 스스로의 삶에서 벗어나기 위해 제주로 향했다. 책을 읽으며 치유가 됐고, 그래서 무명서점 서점원이 됐다.(38p)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한 국밥집에서 아르바이트를 구해 오전 8시부터 4시간만 일했고, 일이 끝난 후에는 도서관에 들러 책을 읽었다. 대중 목욕탕에 들어가 뜨거운 물에 몸을 담그고, 일몰 무렵 집으로 돌아와 책을 읽다 곯아 떨어지는 것이 그녀의 일상이었다. (45p~46p) / 이 글을 읽으며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내가 그 일상을 지낸 것처럼 마음이 차분해졌다.

철학(100)

"[...]철학책을 읽으면서 몸과 마음이 힘들었던 시기를 돌아봤고, 나 자신에 대해 많이 알게 되었어요. 그리고 책방지기의 꿈도 키우게 됐죠." 

 

철학책을 읽으며 자기 자신에 대해 돌아봤고 알게 되었다는 사실과 이후 '무명서점' 책방을 낸다는 꿈을 실현했다는 점. 그리고 그 서점 안을 채울 가구나 소품들을 인스타그램을 통해 줍줍프로젝트로 채워나갔다는 것. 물론 서점운영에 임대료 등을 걱정 안할 수는 없지만 그 와중에 꿈을 실현하는 실천, 행동력이 대단하다. 

 

따박따박 월급을 받으며 나답게 사는 법 '나답게 살기'를 실천하는 회사원 전로사

전로사

라디오 구성작가로, 회사원으로, 대학원을 다니며 아르바이트까지 참 열심히 살았다. 하지만 도무지 나답지도, 행복하지도 않았다. 한편으론 따박따박 월급도 포기할 수 없었다. 결국 안정을 추구하며 나답게 사는 법을 제주에서 찾아내 하루하루 열정적으로 살아가고 있다.(128p)

 

 

"그렇게 생각하면 또 저는 참 다르게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도 들어요. 제가 제주에서 만난 사람들은 전부 자기만의 재능을 가지고 무언가를 운영하고 있거든요. 저는 그런 쪽엔 재능도 없고, 돈도 없어서 회사를 다니고 있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그건 기질과도 관련이 있는 것 같아요. 안정적인 바운더리 안에서 가장 나답게 사는 것. 그게 '나'이니까요." 

 

이 분의 내용이 가장 공감이 되었다. 제주살이는 자신만의 재능 특히 예술적 재능이 있어야 한 달살이도 가능하고 네 시간만 일해도 가능한 것이 아닐까 생각했는데, 이 분은 직장인이라 나와 제일 비슷해서 더 공감이 됐던 것은 아닐까? 한다. 

 

이 책을 덮고 나의 상황에 대해 생각해봤다. 작년 적지 않은 나이에 불쑥 퇴사를 한 뒤 쉽지 않은 취업에 최고의 방황기를 보내고 있다. 약 8년정도 사회생활을 했지만 이제야 회사생활은 나와 맞지 않는 것 같다는 판단을 내리고 뒤돌아 보니 시장에 내다 팔 나만이 가지고 있는 재능이 없었다. 그럼 재능이라는 총알을 준비하는 동안 고정적인 수입을 보장해줄 회사생활을 다시 선택해야 하는데 우연히 잡은 면접의 기회를 놓치고 서류광탈의 연속으로 너무 지쳤다. 

 

평소 회사에서 일 잘하는 로봇이 되기 위한 스펙을 쌓을 것이 아니라 내가 짜놓은 판에서 최선을 다해 일하고 자유롭게 즐길 수 있도록 '나'의 재능을 키워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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