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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리뷰

[책, 독서] #1. 대체 뭐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 _ 이랑.

by 꾸우주우니이 2020. 4.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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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랑 에세이_ 대체 뭐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

 

  도서관에서 엄청 집중해서 자기소개서를 쓰다가 집에 가기전에 재미있는 책이 뭐 없을까 책 제목을 구경하고 있었다. 그러다 발견한 강렬한 빨간색 위로 쓰인 제목 '대체 뭐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를 보고 무의식적으로 내 오른쪽 검지 손가락이 이미 꺼내들고 있었다.

 

 

강렬한 빨강 / 겉표지 맘에 든다.
작가 소개 '이랑'

  나는 책을 고르면 우선 작가 소개부터 읽는다. 이름은 '이랑'. 예쁘다 이름.(인스타그램에서 확인한 #여신강림 작가)

'한 가지만 하라'는 말을 많이 듣는 사람. 

1986년 서울 출생. (오~ 나랑 비슷한 연배의 언니다! 더 정감간다.)

일러스트레이터만화가로 일하고, 영화 연출 전공, 취미로 음악을 만들기도 하고! (다재다능하시다 증말)

결국, 영화와 음악 그리고 그림 그리는 일을 전부 '직업'으로 삼고 있다. 

 

  나는 그림을 잘 그리는 사람을 정말 정말 부러워하고, 뮤지컬을 보면 말로 표현못할 감정을 느끼고, 기타 연주실력을 갖고 있어 어디에서나 사람들과 음악으로 동화되는 사람들을 부러워하고 동경한다. 그래서 '이랑'이라는 작가가 어떤 삶을 살며 어떤 가치관을 갖고 이 책에서 어떤 이야기를 들려줄지 궁금해졌다.

차례, 목차

 

 작가소개를 확인했으니 다음은 차례를 살펴볼 차례다(?) ㅎㅎ 큰 카테고리 구분 없이 나열되어있다.  제목들도 간단히 살펴봤으니 내용을 확인해보자 : ) 

 

 

<네이버에 치면 나오는 사람입니다 중> 

 

     첫 장에 <네이버에 치면 나오는 사람입니다>라는 제목으로 시작한다. 그리고 여기서 작가가 자신을 소개하는데 코웃음 치는 부분이 있었다. "저는 이랑이라는 사람이고요. 저를 모르시는 분도 많이 계실거에요. 그게 바로 현대사회 예술가의 함정이죠. 뭘 하는지도 모르는데 유명한 사람도 있고, 유명하고 싶어서 뭘 하는데 안 유명한 사람도 있고. 저도 뭐 그런 사람 중의 하나입니다. 그래도 저는 네이버 검색창에 이름을 치면 나오긴 합니다. 그게 저희 가족의 자랑이죠. 지금 쳐보세요. 이게요. 네이버에 '이랑'을 검색하면 제가 나오기까지 이십몇 년이 걸렸어요. 그전까지는 '이랑'을 검색하면 '당근이랑 피망이랑 많이 먹어야 건강해져요?' 뭐 그런 것들이 나왔어요."  이 부분에서 처음엔 무슨 말인가 싶다가 혼자 어이없기도 하고 진짜 웃겨서 깔깔대고 웃었다. ㅎㅎㅎ 여기서부터 작가의 매력에 빠지기 시작한 것 같다. 

 

   다음 페이지에 "그때 깨달았죠. 아 못하는 거를 못한다고 시간 끌고 있으면 고통의 시간이 더욱 늘어나기만 하는구나. 그냥 잘하는 사람을 따라 하는 시늉이라도 하면서 이 고통의 시간을 빨리 벗어나는게 답이구나." 라는 부분을 읽고는 참 공감이 많이 됐어요.  나도 못하는 걸 못한다고 계속 뺄게 아니라 얼른 마치고 끝내버려야 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음, 뭐, 지금 처럼 글쓰기를 못하지만 블로그 포스팅을 하고 있는 이런 것들을요? 여러분은 혹시 시간만 끌고 있는 것들이 있나요? ㅎㅎ 그럼 우리 같이 빨리 그 고통의 시간을 끝내버립시다. 

 

대화 내용 기억하기

 

  대화를 기억하는 것에 천재라는 작가. 대학에서 김영하 작가의 글쓰기 수업을 들으며 과제 때문에 다른 사람의 대화내용을 기억하기 시작했다고 한다. 이제는 메모를 통해서 대화내용을 기억하고 있다는 작가는 그 내용을 바탕으로 글을 쓰기도 하고 그렇게 쓴 글을 토대로 영화도 제작한다고 한다. 와 이게 얼마나 신박한 방법인가. 뭔가에 한 방 맞은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을 읽지 않았더라면 이런 신박한 방법을 내가 어떻게 알 수 있었을까? 감사하다.! 뭐, 물론 당장 적용해보진 않겠지만 언제 어느 날 재밌는 대화내용을 엿듣고 있는 날이 오면 문득 이 책이 기억날 것 같다. 

 

 

거울을 본다. 큰 거울을 본다.

 

  나의 요즘 화두는 '나 관찰'이다. 그동안 살면서 남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다 못해 상대방이 한 이야기를 나의 생각이라고 알고 살았다. '나는 누구인지', '내가 뭘 좋아하고, 싫어하는지.', '언제 행복함을 느끼는지.', '어떤 체형을 갖고 있고, 무슨 디자인의 옷이 어울리는지.'등 나를 놓치며 살고 있었다. 근데 이 어닌 보통이 아니다. 나도 내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지 과하거나 부족한 부분은 없는지 살펴야겠다. 

 

 

새 그림이 쉬워 보여서 따라 그리기. 새?
싫어하는 사람이 보고 싶다.

 

  싫어하는 사람이 보고 싶다. 제목은 조금 공감이 됐다. 그런데 내용을 살피다 보니 "그래서 일부러 싫어하는 자리에 나갈 때가 종종있다."라는 문구를 보고 나와는 조금 다른 생각에 이런 사고자체가 신기했다. 나는 불편하거나 싫은 자리에가면 에너지소모가 너무 크다. 집에 돌아와서는 축 쳐진다. 음, 예를 들자면 소개팅을 하러 몸에 딱 맞는 예쁜 옷을 입고 나가 어색하고 불편한 대화를 이어나가며, 조금씩 내숭 떨어가며 먹는 식사에 당장 체할 것 같은 상태에서 집으로 돌아와 속옷까지 다 헤쳐풀고 펑퍼짐한 잠옷으로 갈아입고 침대에 누워 구두 때문에 부워있던 발바닥에서 찌릿찌릿한 느낌을 느끼는 과정이라고 해야하나? 이 정도로 못견딘다. 싫고 불편한 자리. 하지만 연습은 필요할 것 같다. 

북마크. 일반인이 예술인이 되어갈 수 있는 동기부여?

 

이 부분은 예술인에 대한 동경이 있는 나에게 스스로 기억하고 싶은 글이라서 북마크. 이제 그만 input말고 output을 해야겠다. 

 

개인이 사회를 바꿉니다. 

시청자만 되지말고, 짤방을 만듭시다. 

짤방만 만들지 말고, 대사를 써봅시다. 

대본을 써봅시다. 

나 말고 다른 사람이 하는 일이 아닙니다. 

내가 할 수 있는 일. 

내가 하는 일입니다. 

 

 

 

그리고 다시 묻는다

 "지금 왜 혼자 노래를 부르고 있는지, 왜 엄마와 함께 누워 있지 않은지. 왜 사랑하는 친구는 멀리에 있고, 왜 그를 만나려고 일을 하고 돈을 벌로 돈을 모아야 하는지. 왜 일을 하면 영혼을 파는 기분이고 일을 하지 않을 땐 멍청이 같은 기분이 되는지. 왜 고양이의 수명은 인간보다 짧아서 그 귀여움을 길어야 십몇 년밖에 볼 수 없는지. 왜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이랑이라는 사람은 수많은 사라지는 것들과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사라지게 되는지. 왜 면으로 된 모든 음식은 맛있고, 공항에 가면 언제나 기분이 좋아지고, 운동을 하면 체력이 증진되고, 춤을 추면 땀이 나고, 만화책은 사서 모으고 싶고, 항상 선물을 받고 싶고, 다른 사람들이 무슨 얘기를 하는지 궁금한지." - 193p. (고양이를 키우는 야옹이 작가)

혼잣말 훈련

 

 "말에 의심을 하고, 지쳐 있으면서도 여전히 또 혼잣말을 한다. 혼자 질문하고 혼자 대답하고 몇십 분, 몇 시간을 그러고 있을 때도 있다. 누가 보면 아주 우습겠지만 이게 내가 나를 조금이라도 이해해보려는 고된 훈련이다." - 271p.

『대체 뭐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 이랑, 달 출판사

 이 책은 읽었다기보다 작가랑 수다 떨었다.(물론 나혼자) 예술인으로서의 나의 모습을 상상해보기도 하고, 무엇보다 작가가 그렇듯 나도 나를 이해하기 위해 다양한 방식으로 질문하고 답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읽는 동안 대화하는 것처럼 재미있게 읽어내려갔다.

 

독서기록
책이름: 대체 뭐하자는 인간이지 싶었다
작가명: 이랑
출판사: 달
독서기간: 2020.04.14(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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